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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는 동물일까 식물일까?! - 재미있는 수산물이야기

수산양식

by 관사마- 2024. 5.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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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TN

 

본 블로그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없이 상기 사진을 사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멍청이의 대명사, 멍게"

 

 어린 시절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은 귀여운 꼬마들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심한 욕설이었다. 예부터 일상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었음은 물론이고, TV나 만화(영심이, 슬램덩크 등)에서도 이 표현이 사용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한 기원은 찾기 어렵지만 실제로 공중파에서 현실적인 쌍욕을 사용할 수 없다보니 순화된 표현으로 대체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뇌가 없거나 퇴화된 하등동물이다 보니 멍청하다는 뜻에서 사용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다.

 

https://youtu.be/n5DDGPuNmrw?si=2yZ_IjEVQT0Zv20-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식물같은데 멍청하다는 표현이 맞나"

 

 멍게(복수 표준어 : 우렁쉥이)는 수중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해수를 구멍으로 받아 플랑크톤을 걸러먹고 배출하는 생물이다. 심지어 그 모양이 파인애플과 비슷해서 멍게의 영어이름은 'sea pineapple' 이다. 아무리봐도 식물인데 멍청하다고 하는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멍게는 성장 과정에서 변태를 하는 동물로, 심지어 어린 시절 멍게 유생은 올챙이같은 형태로 생활한다.

 

https://youtu.be/KoLxWnURi7o?si=7Huipkbrnx7HV9rW

출처 포켓생물

 

 

"먹을게 없어서 그래? 아니, 필요가 없어서 먹어버렸어"

 

 멍게가 어린 시절 올챙이같은 모습으로 살아감은 물론이고 특히 이 시기에는 뇌를 포함하여 안점, 후각계, 지느러미, 신경, 척삭과 같은 상다이 고등한 기관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른이 되면서 이런 걸 다 스스로 소화시켜서 없애버리고 그냥 바닥에 박혀서 바닷물의 플랑크톤만 쓱 걸러먹는 니트족이 되어 버린다. 살아가는 동안 쓸모가 없어진 몸의 기관이 크며너 없어지는 극한의 효율성을 가지도록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멍게의 생활사가 알려지면서 '무뇌', 뇌가 퇴화되는 양상때문에 멍청함의 대명사로 널리 쓰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필이면 '멍'이라는 글자도 같다. 여담이지만 정착한 이후 뇌를 먹고 느긋한 여생을 보내는 멍게의 생활사를 보고 철학자 다니엘 대닛(Daniel Dennett)은 '정년을 보장(tenure)받은 교수와 같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교수님들 죄송합니다. 제 의견은 아닙니다.)

 

 

"알고보니 꽤 고등동물"

 

 분류학적으로 멍게는 척삭동물문(phylum chordata)으로 사람과 같은 분류체계에 속한다. 척삭은 발생초기 배아에서 발견되는 끈 형태의 신경섬유인데 나중에 흔히 알고있는 척추의 모태라 볼 수 있다. 서두에 언급했던 비속어 친구들인 '해삼'이나 '말미잘'은 척삭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생물들로, '멍게'에게 감히 말도 못 붙이는 신분의 차이가 있다.(해삼은 극피동물, 말미잘은 자포동물, 멍게부터 사람까지는 척삭동물에 속한다.)

 

출처 생명과학 II (지학사)

 성장하면서 퇴화하는 생물이 멍게말고 있던가? 멍게를 보다보면 어린 시절 똘똘했다가 어떤 계기로 삶의 덧없음을 느끼고 더 이상 치열하게 살지 않는 내 친구가 생각난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면서 필요없으면 버릴 줄 아는 멍게를 이제 더 이상 멍청이로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바로 지금 멍게가 맛있는 제철"

 

 멍청하던 똘똘하던 간에 봄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은 바로 멍게가 맛있을 때이다. 몇 일전 대통령께서 전통시장에 방문하여 제철 멍게를 보는 순간 소주 생각이 났다고해서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멍게는 수온이 차가운 곳에서 잘 자라는데 남해를 기준으로 3~5월이 제철이다. 참고로 해양수산부에서는 매달 이달의 수산물을 선정하는데 멍게는 4~5월에 선정되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2024년에는 4월의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

 

출처 해양수산부

특히, 양식을 통해 생산되는 멍게의 대부분(약70%)은 바로 이곳 '통영'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굳이 통영까지 안오셔도 된다. 사실 신선유통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는 소비지에서도 신선한 멍게를 쉽게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할인도 많이 해서 인근 슈퍼에서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제철인 요즘 멍게로 비빔밥을 한번 해보시는 것이 어떨지 제안드린다.

 

작성자 - 관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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