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눈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양쪽에 있는 광어가 있다?! 좌광우도 - 재미있는 수산물 이야기

" 눈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양 쪽에 있는 광어(넙치)가 있다고?! - 재미있는 수산물 이야기"

 

 

 

 

모두가 알고 있듯이, 광어(표준어 : 넙치)는 한 쪽으로 눈이 몰려있다. '좌광우도'*라는 말이 있듯이 정면에서 봤을 때 광어는 눈이 왼쪽으로 쏠려 있다.

 

*눈이 좌측(왼쪽)에 있으면 광어(넙치), 우측(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

 

 

1. 신기하게도 '광어의 어린 시절은 우리가 아는 모습과 크게 다르다.'

 

 

"사진 속 모습은 광어의 아주 아주 어린시절 모습이다"

 

 

https://youtu.be/PbDOkZhRwuk?si=opl0WOqoBE_YrkMA

출처 유튜브 KBS 스펀지 060729 방송

 

 

"넙치의 눈이 돌아간다는데 사실입니까?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광어와 함께 유사한 계통에 속하는 가자미까지도 어린 시절(유생 초기)에는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눈이 좌우측 양쪽에 하나씩 붙어 있다.

이뿐만이다 아니다. 심지어 원래 광어가 바닥과 평행하게 헤엄치는 것과 달리 다른 물고기들처럼 바닥과 수직으로 유영한다.

 

 

https://youtu.be/k_5R-SuIVbI?si=sNZ_Sy51JXx31nY4

출처 유튜브 "당신은 이제 광어를 못 먹게 됩니다." 중 9:30 넙치 평소 유영하는 모습

 

 

"일반적인 광어의 유영 장면"

 

사실 광어나 가자미는 알에서 갓 부화했을 때부터 3주 정도 지날 때까지는 다른 물고기처럼 일반적인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때, 광어는 오른쪽에 있던 눈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가자미는 반대로 왼쪽 눈이 오른쪽 눈으로 이동한다.

 

 

 

https://youtu.be/mESrj3ZvSzA?si=AdQfBs0EYhl1WfMp

출처 유튜브 " Developmental morphing - flatfish - ALEX SCHREIBER" 중 0:22~0:32 구간

 

이 때부터 광어는 물 밑바닥에서 바짝 붙어서 저서생활을 하게 되는데, 과학자들은 저서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몇 년 전 '네이처 Nature'에 눈이 각 좌우측 중간에 위치한 가자미목 어류의 5000만 년 전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실리면서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2.  '눈이 왼쪽으로 쏠리면 광어, 오른쪽으로 쏠리면 도다리(가자미)로 구분하면 되나요?'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답은 '일반적으로 그렇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것이 '동네마다 다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필자가 살고 있는 통영은 사실 그렇다. 근데 필자가 어린 시절 살았던 서울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통영 별미 도다리쑥국"

 

 

https://youtu.be/8PFRWgsQTsA?si=Qe0thRnyc1ISCYnb

출처 유튜브 "봄맛 배달 왔어요···통영 도다리쑥국 인기[전국네트워크]"

 

 

 

봄이 되면 통영에서는 계절 별미로 '도다리 쑥국'이 인기다.

도다리와 쑥의 궁합도 일품이지만 이 시기의 도다리와 쑥이 맛이 좋은 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다리 쑥국에 쓰인 봄 도다리는 정식명칭이 '문치가자미'로 양식이 되지 않는 자연산이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고 가격이 비쌀 때가 많다.

 

이러다 보니 3~4월 즈음 도다리 쑥국 철이 돌아오면 자연산이 충분한 통영은 봄 도다리(문치가자미)로 도다리 쑥국을 하지만 봄 도다리가 부족한 서울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양식이 되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강 도다리'가 봄 도다리 행세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처 부산일보, "[카드뉴스] 봄 도다리의 은밀한 사생활.."

 

 

3. 눈 위치로 구별하는 광어와 도다리

 

사진처럼 우리가 아는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에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강도다리는 눈이 왼쪽에 있다. 너무 어렵다.

그냥 이것만 알자, 도다리 쑥국을 시켰는데 도다리 눈이 왼쪽에 있었으면 그건 진퉁 도다리 쑥국이 아닌 것이다. 호구당하지 마시라.(자연산 봄 도다리가 아닌 양식산 강 도다리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양식산이라고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광어나 일부 도다리가 양식이 되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보니까 이런 해프닝이 있는건데 사실 광어는 귀한 애였다.

 

 

 

4.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광어는 참치같은 고급 생선이었다.'

 

https://youtu.be/UcW0gjEx6cc?si=N02YhGJjs0603YBC

출처 [옛날티브이] 80년대 회 가격 실화?! 80년대 횟집 영상 | 고전영상 옛날영상

 

 

"32,500원...?이라는 거에요?"

 

 

80년대, 국수 한그릇이 350원이던 시절, 광어 한접시가 32,500원이라니...영상 속 저 분은 분명 엄청난 재벌이었을 듯 하다.

 

출처 MBC "80년대 음식점 메뉴판"

 

 

 

광어는 식감이 좋고, 담백한 맛으로 이전부터 최상의 횟감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처럼 양식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80년대까지는 공급이 부족한 고급 어종이었다. 80년대는 어느 정도 잘 살게 된 시절이었는데 더 잘 살아보겠다고 고급 어종인 광어를 대량 생산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80년대 후반부터 종묘 생산 등 양식기술 발전으로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광어가 본격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가격 하락과 함께 국민 횟감으로 등극하였다. 광어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져 광어가 상대적으로 흔한 횟감이 되자 맛은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홀대받는 처지로 바뀐 것이다.

 

 

출처 https://m.blog.naver.com/swallow1024/221219036490

 

 

 " 만원도 안되는 광어 가격"

 

 

뜬금없지만 1996년 9월에는 강릉으로 북한의 무장공비가 침투했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는 체포 당시 조사에 불응하고 있었는데, 회유를 권하는 우리 수사관에게 난데없이 "광어회가 먹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 씨는 "광어회는 고급 음식이다. 못사는 남한에 (고급 음식인) 광어회가 있겠는가 싶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급 음식이라 쉽게 가져오지 못 할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수사관이 광어회를 바로 가져다 주자 자신이 생각했던 바와 달랐는지 놀란 이광수는 조사에 응하였고, 나중에는 귀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참돔은 2980엔, 광어는 3680엔"

 

 

https://youtu.be/nuA9K-d64aY?si=NQPcUtvVWDrgxY03

출처 유튜브 "JPN 일본에서 대박난???한국횟집!!!"

 

참고로, 광어는 우리나라에서 저렴하지만 일본에서는 참돔보다 비싸다. 바로 공급에 따라 좌우되는 가격의 속성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광어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급 횟감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결론 : 광어는 고급횟감이다. 맛있다. 일본에서는 더 비싸니 우리가 더 맛있게 한국에서 저렴하게 잘 먹어보쟈